요즘 국경 뉴스를 보다 보면 “레이저로 드론을 쐈다”는 문장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레이저, 실체가 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레이저 대드론 무기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 사건 개요
2026년 8월 하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와 북부사령부(NORTHCOM)는 텍사스 남부 리오그란데밸리 인근에서 미군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드론 3대를 레이저로 격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작전은 화요일 늦은 시각부터 수요일 새벽 사이에 이뤄졌으며, 정확한 위치나 미국·멕시코 어느 쪽 영공이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국경남부합동태스크포스(JTF-Southern Border) 사령관 커티스 테일러 소장은 “카르텔 조직들이 밀입국 지원과 우리 병력·법 집행 파트너에 대한 정찰 목적으로 무인기 사용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 당국은 해당 드론들이 미군과 세관국경보호청(CBP) 인력에 “물리적 위협”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2025년 창설된 이 태스크포스는 지금까지 수만 건의 탐지·감시 순찰과 수천 회의 관측 비행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 레이저의 정체 — AMP-HEL이란 무엇인가
군 당국이 이번 작전에 사용했다고 밝힌 무기는 Army Multi-Purpose High Energy Laser, 약칭 AMP-HEL입니다. 미 육군 신속역량 및 핵심기술국(RCCTO) 주도로 진행 중인 지향성 에너지(Directed Energy) 무기 프로그램으로, 드론처럼 저비용·다수로 몰려오는 위협을 요격 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무력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MP-HEL 1차 증분(Increment 1) 시제품은 20kW급 레이저를 제너럴모터스 디펜스의 보병분대차량(ISV)에 탑재한 형태로, 2025년 8월 말 육군에 첫 2대가 인도됐습니다. 이후 애리조나 유마 사격장에서 성능·기동성·안전성 검증을 거쳤고, 오클라호마 포트실에서 실전 배치를 위한 신규 장비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다만 이번 리오그란데밸리 작전에서 실제로 어떤 플랫폼(차량 탑재형인지 고정형인지)이 쓰였는지는 군 당국이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심장부를 만든 기업 — AeroVironment와 LOCUST 레이저

AMP-HEL의 핵심 레이저 발생 장치는 AeroVironment(나스닥: AVAV)의 20kW급 LOCUST(Laser Weapon System)입니다. AeroVironment는 버지니아에 본사를 둔 방산 기술 기업으로, 소형 정찰 드론과 자폭 드론(로이터링 뮤니션)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지향성 에너지·우주·사이버전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LOCUST 기술의 원개발사는 BlueHalo였으나, 2025년 AeroVironment가 BlueHalo를 인수하면서 자사 제품군으로 흡수했습니다.
AeroVironment의 지향성 에너지 부문 수석부사장 메리 클럼은 “AMP-HEL 프로그램을 통해 실전 검증된 LOCUST 레이저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은 육군의 야전 배치 가능한 지향성 에너지 역량 확보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습니다. LOCUST 시스템은 뉴멕시코 앨버커키에 위치한 AeroVironment의 지향성 에너지 제조 시설에서 통합·조립됩니다. 참고로 이번 리오그란데밸리 작전의 정확한 제조사는 군 당국이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동일한 AMP-HEL 프로그램·같은 국경 지역이라는 정황을 보면 AeroVironment LOCUST 계열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이 부분은 아직 공식 미확인 정보로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이미 한 번 문제를 일으켰다 — 엘패소 공항 7시간 폐쇄
사실 LOCUST는 이번이 처음 화제가 된 것이 아닙니다. 2026년 2월 11일, 엘패소국제공항과 인접한 포트블리스에 배치된 LOCUST 레이저 운용을 둘러싸고 미 육군과 연방항공청(FAA) 간 조율이 어긋나면서, FAA가 미국에서 71번째로 붐비는 이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을 7시간 넘게 전면 중단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당초 FAA는 “특별 보안상의 이유”로 최장 10일간 폐쇄를 예고했으나, 백악관 비서실장실 논의 이후 몇 시간 만에 제한이 해제됐습니다.
일부 매체는 당시 레이저를 실제로 발사한 주체가 육군이 아니라 CBP였다고 보도했으며, 정말로 드론 침입이 있었는지, 아니면 풍선 등 다른 물체였는지를 놓고도 보도가 엇갈렸습니다. 이 사건은 레이저 대드론 무기의 성능 자체보다, 민간 항공 통제 체계와의 조율 실패가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남았습니다.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국경인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는 매달 1,000건 이상의 드론 출현이 국방부에 보고될 정도로 무인기 위협이 일상화됐습니다. 카르텔은 대부분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상용 드론을 개조해 마약 소포를 투하하거나 밀입국 경로·단속 인력을 정찰하는 데 사용합니다. 국경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간 멕시코 내륙에서는 카르텔이 드론에 폭발물을 매달아 공격에 사용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카르텔 단속을 대선 공약대로 강화하는 흐름과 맞물려, 국경 지역에서의 레이저 대드론 무기 실전 운용 빈도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과 멕시코 양국 당국은 국경 지역 드론 확산에 공동 대응 중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드론 레이저, 어디까지 갈까 — E-HEL 양산과 향후 전망
AMP-HEL 시제품 프로그램은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초, 미 육군은 AeroVironment에 4억 6,480만 달러 규모의 Enduring-High Energy Laser(E-HEL) 양산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미군 역사상 지향성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첫 정식 양산 계약으로 평가됩니다. E-HEL은 요격 미사일 대신 레이저 빔으로 무인기를 무력화하며, 자체 전력 공급 장치로 사실상 ‘탄약’을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육군 부참모총장 크리스토퍼 라네브 대장은 “이 프로그램이 부대가 무인체계를 초기에 무력화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그레이드형인 LOCUST X3에 대한 생산 주문도 이미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구분 | AMP-HEL (시제품) | LOCUST X3 | E-HEL (양산형) |
|---|---|---|---|
| 개발 단계 | 1차 증분 시제품, 실전 배치·훈련 중 | 업그레이드형, 생산 주문 접수 | 정식 양산 계약 체결 |
| 탑재 플랫폼 | GM 디펜스 ISV(보병분대차량) | 차량·고정형 등 다양화 | 육군 전력화 규격에 맞춰 확대 예정 |
| 계약 규모/상태 | 프로토타입 인도(2025년) | “향후 수개월 내 전방 배치” 언급 | 약 4억 6,480만 달러 |
| 제조사 | AeroVironment(구 BlueHalo 기술) | AeroVironment | AeroVironment |
Q1. 레이저 대드론 무기가 실제로 드론을 격추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LOCUST 같은 20kW급 레이저는 일정 시간(수 초) 동안 표적에 빔을 집중시켜 열로 무인기 기체나 전자장비를 손상시키는 방식입니다. 다만 날씨(안개·먼지 등)나 조준 지속 시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2. 요격 미사일보다 레이저가 더 나은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장점은 비용입니다. 미사일 한 발에 수천만~수억 원이 드는 반면, 레이저는 전력만 있으면 반복 발사가 가능해 소형·저가 드론을 다수 상대하는 데 훨씬 경제적입니다. E-HEL은 자체 전력 공급 장치로 ‘재장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Q3. 국경에서의 레이저 사용, 안전 문제는 없나요? 2026년 2월 엘패소 사례에서 보듯, 레이저 대드론 무기의 실전 배치는 군사적 효용성과 별개로 민간 항공 안전 관리와의 충돌 소지가 있습니다. 육군과 FAA 간 사전 조율 체계가 계속 보완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Q4. AeroVironment는 어떤 회사인가요? 나스닥에 상장된(AVAV) 버지니아 소재 방산 기술 기업으로, 소형 정찰 드론과 자폭형 로이터링 뮤니션으로 유명합니다. 2025년 BlueHalo를 인수해 지향성 에너지·우주·사이버전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LOCUST 레이저 시리즈도 이때 편입된 기술입니다.
드론 한 대 격추가 전부가 아니다: 러시아 ‘루비콘’이 증명한 대드론 전쟁의 3대 전환
정리하며
이번 사건은 미군이 레이저 대드론 무기 AMP-HEL(AeroVironment LOCUST 계열)을 국경 실전에서 사용했다는 점, 그리고 이 기술이 이미 E-HEL 양산 계약이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다만 2월 엘패소 사태처럼 민간 항공 관리와의 조율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국경 지역 드론 위협과 레이저 무기 도입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 가치가 있는 주제입니다. [[내부링크: Bullfrog M240 대드론 시스템]] 관련 글도 함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